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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어떤 커피와 함께 독서하시나요?
지독하게 더운 여름을 지내며 그 어느 때보다도 가을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가을이네요. 거리의 은행나무들도 제법 노랗게 물이 들며 가을을 알리고 있어요.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책 속으로 빠져 들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여러분 곁엔 어떤 책이 놓여 있을지 궁금하네요.
안녕하세요? 강남 선릉과 역삼에서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최인아입니다.
저는 9월부터 네스프레소 고객 여러분께 이 달에 읽기 좋은 책을 골라 추천하며 커피 레터를 쓰고 있습니다. 책을 고를 때는, 재미와 의미도 꼼꼼하게 따지지만 중요한 기준이 하나 더 있습니다. 책과 커피의 페어링인데요, 그렇다면 이번 책과 커피는 각각 어떤 걸까요?

이 달의 추천 책은 김민주 작가의 ‘재즈의 계절’이라는 책입니다. 그러니까 이 달엔 책과 커피, 그리고 음악까지 어우러지는 셈입니다. 저는 어째서 이 달의 책으로 ‘재즈의 계절’을 골랐을까요? 우선, 네스프레소 10월의 커피는 ‘에티오피아’입니다. 에티오피아는 아시다시피 커피가 최초로 발견된 땅인데, 이런 에티오피아와 재즈 사이엔 중요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아프리카입니다!
Title very very big how it is
재즈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미국 뉴올리언스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이에서 유래한 음악입니다. 블루스와 래그타임에 뿌리를 둔 만큼 대표적인 뮤지션도 마일스 데이비스, 냇 킹 콜, 빌리 홀리데이 등 아프리카계 흑인이 많습니다.
책 뿐 아니라 음악도 커피를 부르는 친구들이잖아요? 그러니 재즈를 들을 땐 커피도 그들의 혼을 담은 커피가 제격이겠지요?! 에티오피아 커피와 재즈 관련 책을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재즈는 어느 계절에나 잘 어울리는 음악이지만 니나 시몬스, 루이 암스트롱 같은 재즈 아티스트들을 떠올리면 가을이야 말로 ‘재즈의 계절’ 이라는 생각을 했고요.

여러분, 재즈 좋아하세요? 즐겨 들으시나요?
저는 얼마 전에야 재즈에 끌리기 시작했는데 결국 이 책 ‘재즈의 계절’과 만나게 됐습니다. 책을 쓴 김민주 작가는 영상 시나리오를 쓰는 분입니다. 재즈가 본업은 아니에요. 하지만 매거진 ‘재즈 피플’에 오랫동안 재즈 칼럼을 연재하고 있고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 ‘JAZZ IS EVERYWHERE’ 를 운영해요. 구독자가 24만명이 넘는 대표적 재즈 플레이리스트 채널입니다. 이 분은 스물 두 살 파리 여행에서 들른 재즈 클럽에서 처음 재즈를 만나고 아주 깊은 인상을 받고 돌아옵니다. 그런데 정말로 재즈가 인연이었나 봅니다.
그 얼마 후 우리나라 재즈 보컬의 대모, 박성연 선생이 운영하는 재즈클럽 ‘야누스’의 공연 영상을 만들게 된 거예요.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재즈의 길로 들어섭니다. 각각의 만남은 우연이었지만 결국은 필연이 되어 재즈는 그녀의 삶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됩니다. 작가는 재즈의 여러 매력 중 특히 즉흥 연주에 주목합니다.

재즈 연주는 정해진 악보를 그저 연주하는 게 아니라 매번의 연주가 창조라는 점을 강조해요. 실제로 재즈는 오랜 시간 합을 맞추며 신뢰하고 존중하는 연주자들이 미리 짜여 있는 틀과 통제를 넘어 서로 대화하고 순간 순간 모든 감각을 집중해 그날의 음악을 창조합니다.
즉, 같은 곡을 같은 연주자가 연주해도 이전과 다른 새 음악입니다. 이런 창조성이야 말로 재즈의 에센스라 할만 한데, 게다가 저자는 영상을 만드는 창작자입니다. 재즈의 창조성에 특히 더 매료될 밖에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커피도 창조성이란 측면에서 재즈와 닮았습니다. 원두는 매년 달라지는 자연 환경을 모든 감각을 통해 읽어내며 자랍니다. 수확 후엔 커피를 재배하는 농부와 커피를 로스팅 및 블렌딩 하는 커피 전문가들이 합을 맞추고 존중해 가며 퀄리티 높은 한잔의 커피를 창조해 냅니다.
이처럼 끊임없는 소통과 변주를 통해 완성된다는 점에서 재즈와 커피는 많이 닮았습니다.
또한 우리는 재즈를 영화 속에서 음악으로 만날 때가 많습니다. 이 점을 감안해 책도 그렇게 구성했습니다. 챕터마다 친숙한 영화 이야기로 시작해 영화 속에 흐르는 재즈 곡을 소개합니다. 저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재즈로부터 영감을 받았거나 재즈에 영향을 미친 크리에이터로까지 연결합니다. 이를 테면 세계적인 화가, 앙리 마티스의 ‘재즈 시리즈’처럼… 책을 읽다 보면 재즈 음악 속에 깃든 창조성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죠.
책은 글도 좋고 사진도 좋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큰 덕성은 재즈를 듣고 싶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저도 지금 재즈를 들으며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헨리 맨시니의 유명한 ‘Moon River’ 인데 피아노 곡으로 들은 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기타를 치며 부른 곡으로도 듣고 있어요. 여러분께서도 책 ‘재즈의 계절’을 펴 어느 챕터든 읽으시면서, 또 좋아하는 재즈 곡을 들으시면서 ‘네스프레소 에티오피아’ 커피를 드셔 보면 어떨까요? 아름다운 이 가을을 즐기는 최고의 호사가 아닐까 제안합니다.
다음 달에도 좋은 책, 좋은 원두 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스프레소 이 달의 커피, 에티오피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는 커피가 최초로 발견된 커피의 본고장입니다. 국토의 거의 전체가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 지대인데 특히 아비시니아 고원에서 생산된 커피는 감미로운 맛과 꽃 향기가 나 미식가들에도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네스프레소 에티오피아 커피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 4주간 건조하는 건식 가공 법으로 만드는데 고르게 건조되도록 일정한 간격으로 커피를 돌려줍니다. 이런 성실한 손길로부터 머스크 향을 지닌 우아한 꽃 향기의 커피로 완성되는 거죠. 짧은 만큼 귀한 가을을 집중해서 누리시기를 바라며 그런 여러분 곁에 에티오피아 커피와 재즈 음악, 그리고 책 ‘재즈의 계절’이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