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er
당신은 지금 어떤 커피와 함께 독서하시나요?
혼자 책을 읽으며 마시는 커피는 각별합니다. 독서란 저자와 대화를 나누는 행위와 같고, 그 과정을 커피 한 잔과 함께 한다면 결국 좋은 사람과 둘만의 즐거운 대화를 하는 것과 같은 것이겠지요.
여러분은 현재 어떤 책을 읽고 계신가요? 그 책의 저자와 어떤 커피를 함께 나누고 계신가요?
여러분이 커피를 즐기는 시간이 더욱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되길 바라며, 2023년 9월, 네스프레소는 최인아 책방과 함께 <커피와 책의 만남, 잊지 못할 커피 경험>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네스프레소 커피 중 매월 1개의 커피를 선택하고, 도서 추천 전문가 최인아 대표가 그 커피와 어울릴 도서를 추천해드립니다. 이번 달은 뭘 읽을지 고민했던 분이라면 매달 어떤 책과 커피가 선정될 지 기대하세요!
최인아 책방은 복합 문화공간으로, 제일기획에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며 여성 최초로 부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인 최인아 대표가 2016년 창업한 곳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최인아 대표는 좋은 책이 보이면 도서판매점 장바구니에 모아뒀다 그 책이 정말 필요할 것 같은 후배 및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취미가 있었는데요, 이제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책을 추천하는 일을 하기 위해 책방을 시작했습니다.
최인아 대표의 도서 추천과 네스프레소의 커피 추천이 네스프레소 클럽 회원여러분에게 잊을 수 없는 커피 경험을 선사할 수 있길 바랍니다.
최인아책방 찾아가기
- 인스타그램: @inabooks
- 웹사이트: https://inabooksbookclub.com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521 4층

마스터 오리진 콜롬비아 커피
X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강남 선릉과 역삼동에서 책방을 하고 있는 최인아책방 대표, 최인아입니다.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저의 일터입니다. 책을 좋아해서 책방까지 하고 있지만 실은 커피도 많이 좋아해요. 특히 책을 읽으며 마시는 커피가 맛있다고 느끼는데 커피와 책은 참 잘 어울리는 친구 사이 같습니다.
그런데 커피는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마시는 것도 좋지만 혼자 책을 읽으며 마시는 커피도 각별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책을 읽는 것은 저자와 대화를 나누는 일입니다. 저자의 생각과 문장이 읽는 이에게 다가와 다시 생각을 이끌어내는 거죠. 이때 커피가 옆에 있으면 그 대화가 한결 깊고 풍성해질 것 같아요.
Title very very big how it is
여러분은 지금 어떤 책을 읽고 계시고 여러분 앞엔 어떤 커피가 놓여 있나요?
여름도 거의 끝자락인 요즘은 공기에서 슬슬 습도가 빠져 한결 시원한데 이럴 땐 커피도 산뜻하고 산미가 풍부한 원두를 고르게 됩니다. 마침 그런 느낌의 책이 있어 권해드려요.
일본 작가,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로 첫 문장부터 청량감이 느껴지는 것이 지금 계절에 잘 어울립니다.

소설은 이런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여름 별장에서는 선생님이 가장 일찍 일어난다. 날이 새고 얼마 있다 잠이 깬 나는, 좁은 침대에 누운 채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선생님 기적에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머리맡에 둔 손목시계를 들고 어둠 속에서 시간을 본다. 5시 5분이다.”
늦여름의 새벽 5시 5분,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의 청량함과 함께 바로 옆에서 인기척 소리가 들리기라도 하듯 묘사가 아주 단단합니다.
소설은 건축사무소에서 일하는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사카니시 도오루는 존경하는 건축가, 뮤라이 슌스케 건축사무소에 신입으로 들어갑니다. 마침 이 건축 사무소는 큰 프로젝트를 앞두고 그에 집중하기 위해 다 같이 무라이 선생의 여름별장에서 숙식을 함께하며 설계 작업에 힘을 쏟죠. 무라이 선생님과 한 공간에서 숨 쉬고 일하며 그의 모든 것을 느끼고 배우는 이 시간을 사카니시 군은 참으로 행복해합니다.

큰 사건은 별로 없이 묘사가 중심을 이루는 이 소설은 아날로그 시대의 끝 무렵, 아름다움이 제 속도로 아름답던 시절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테면 이런 문장들이예요 .
“연필 깎는 소리로 하루가 시작되는 것은 기타아오야마나 여름 별장이나 같았다. 시작해 보니 분명히 그것은 아침에 제일 먼저 하는 작업으로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끓이는 향내처럼, 연필을 깎는 냄새에 아직 어딘가 멍한 머리 심지가 천천히 눈을 뜬다.”
일본의 모든 것이 좋았던 때인 80년대 초반이 배경이라서일까요? 느긋한가 하면 유려하고 또한 기품이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과하지 않아서 쿨한 느낌인데 그러고 보니 소설의 공간이 가루이자와 아오이 마을로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고산 지대예요. 소설이 풍기는 청량한 느낌이 여기서 기인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많은 것이 디지털 속으로 들어간 지금도 종이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는 일은 여전히 아날로그 세계이며 우리는 그 시간과 경험을 사랑합니다.
아날로그란 다른 말로 하면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의 오감이 진짜로 느껴지는 경험의 세계잖아요? 책이야말로, 또 커피야말로 오감이 가득한 아날로그의 진수인데, 여러분은 지금 어떤 책과 커피로 아날로그의 세계를 즐기고 계실까요?
아침저녁으론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고 청량한 기운이 느껴지는 지금,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묘사도, 등장인물들의 면면도 과하거나 지나친 데 없이 쿨한 소설을 읽으셨으니, 함께할 커피도 산뜻하고 산미가 풍부한 콜롬비아 커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다음 달에도 좋은 책, 좋은 원두 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참고로, 네스프레소 버츄오 마스터 오리진 콜롬비아 커피는 손꼽히는 아라비카 커피 산지, 콜롬비아 ‘아구아다스’에서 재배한 싱글 오리진 커피입니다.
정성 들여 기른 커피 열매 가운데 붉게 잘 읽은 것만 골라 깨끗하게 씻어낸 후 서늘한 고산지대에서 오랜 시간 건조합니다. 이 과정을 온전히 다 거치면 커피가 안에 숨어있던 본연의 향미가 훨씬 선명해지고 기분 좋은 커피 산미가 발현되죠. 마치 잘 익은 와인의 풍미와 산뜻한 과일향이 느껴집니다.
네스프레소에서는 좋은 원산지의 특색이 담긴 커피에, 이 커피를 길러낸 농부 손길과 정성을 더해 더 특별해진 커피라는 뜻으로, 마스터 오리진이라는 이름을 붙였답니다.
이 마스터 오리진 콜롬비아 커피의 청량하고 산뜻한 풍미를 제대로 느끼시려면, 얼음을 더해 시원하게 즐겨보세요. 가을로 넘어서는 이 늦여름의 아쉬움을 달래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