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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FORGETTABLE TASTE
커피와 책의 만남, 잊지 못할 커피 경험


4월, 진짜 봄입니다.
물론 3월이면 매화도 피고 목련도 피지만, 제 기억 속의 3월은 매우 춥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3월이 되면 겨울이 지났다면서 코트도 못 입게 해 추위에 떨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이제 4월, 고개 들어 어디를 봐도 꽃 천지네요.
문득 문득 많이 누리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 달에 한 번 네스프레소 고객 여러분께 이달의 커피와 그에 어울리는 책을 추천하는 최인아책방 대표 최인아입니다.
‘책과 커피의 페어링’인데요,
이달의 커피는 ‘버츄오 더블에스프레소 돌체’입니다.
2024년 네스프레소 클럽회원 대상 최애커피 투표 결과 더블에스프레소 돌체가 TOP3 버츄오커피로 선정되었어요. 깊고 진한 맛으로 많은 분들께 사랑받아온 커피입니다. 이 커피를 마시면서 읽기 좋은 책으로는 어떤 책이 있을까요?
저는 단연코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살롱 드 경성’
네스프레소 버츄오 더블에스프레소 돌체
김인혜 '살롱 드 경성'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이중섭 백년의 신화' 등 대단한 전시를 기획했던 김인혜 큐레이터가 쓴 책입니다.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의 주요 미술가들과 이상, 백석, 정지용, 김기림. 이태준, 박완서 등 문인들의 우정과 사랑, 작품 세계, 인생을 흥미진진하게 담고 있습니다.
책이 다루는 시대 배경은 19세기 말 개화기부터 일제 강점기, 625전쟁과 그 후 얼마간으로, 혼란스럽고 힘들고 암담한 시절이었지만 예술가들은 그 시대를 뚫고 예술을 피워냈고 진하게 사랑했으며 뜨겁게 인생을 살았습니다. 책에 그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게다가 '한국인의 최애 예술가들'을 죄다 소개하고 있어요. 이전 같으면 국민 화가, 국민 작가라 했을 법한데 요즘은 말도 달라져서 ‘최애 화가’, ‘최애 작가’라 부르네요.


여러분은 딱 한 가지를 빌 수 있다면 어떤 기도를 올리시겠어요?
우리가 좋아하는 화가 한 분은 이런 기도를 했습니다.
“밀레와 같은 훌륭한 화가가 되게 해주세요!”
화가 박수근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1914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습니다.
지지리도 가난한 집의 장남이었어요. 그때는 나라 자체가 가난하던 시절이었지만 그의 집은 더더욱 그랬나 봅니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동생들을 돌보고 집안 살림까지 도맡아야 했다고 해요.
그런데 열 두 살이던 어느 날 화집에서 밀레의 그림 <만종>을 본 어린 박수근은 마음 깊이 감동을 받았고 그런 기도를 올린 겁니다. 하느님이 그의 기도를 들어주신 걸까요? 박수근은 훗날 한국인이 사랑하는 최애 화가 중의 한 분, 대단한 화가가 됩니다.
그는 어떤 시간을 보냈고 어떻게 해서 오늘날의 박수근이 되었을까요? 박수근 화가는 1965년에 타계해서 이 세상 분이 아닙니다. 그분께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으니 그분을 잘 아는 지인들께 여쭤야 할까요?
그보다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소설을 읽는 겁니다.
역시 우리나라 국민들의 ‘최애 소설가’ 중 한 분인 박완서 작가가 박수근 화가 이야기를 소설로 남긴 겁니다. 그 유명한 소설 ‘나목(裸木)’입니다.


놀랍게도 ‘나목’은 박완서 작가가 쓴 첫 소설이었습니다.
이 소설이 1970년 여성동아 현상공모에 당선되면서 드디어 소설가로 등단해요. 그런데 소설이 얼마나 뛰어났던지, 마흔 살까지 내내 주부이던 이가 이런 소설을 썼을 리가 없다며 진짜 박완서가 쓴 게 맞는지 증명해 보이라고 했다네요.
박수근, 박완서 두 분은 1951년 겨울 전쟁이 한창일 때 미국 PX (Post eXchange)에서 만납니다. 박완서는 1950년에 서울대학교 국문과에 합격해 대학생이 되지만 전쟁이 터지고 아버지에 이어 오빠와 숙부마저 전쟁 통에 비명횡사하자 졸지에 소녀 가장이 되고 맙니다. 돈을 벌어야 했던 그녀는 PX의 한 가게에 취직하는데, 그곳에 박수근이 있었습니다. 박완서가 미군을 상대로 호객을 하면 뒤에서 박수근이 미군들의 애인이나 가족 사진을 보고 초상화를 그렸죠. 한국의 위대한 소설가와 화가가 이런 일을 하며 먹고살았습니다.
갓 스물의 자존심 센 여대생, 박완서는 그 상황이 너무나 치욕스러웠습니다. 세상의 불행이 온통 자신에게 뒤집어 씌워진 것 같아 견디기 힘들어 했어요. 그런 박완서의 눈에 박수근이 들어옵니다. 굴욕을 감내하면서도 우직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남자. 현실에 굴복하지 않으면서도 시대와 상황을 버텨내는 박수근에게 깊은 인상을 받죠.


그러다 그녀가 그곳을 그만두면서 두 분의 인연도 멀어지는데, 1965년 박수근 화백 타계 후 열린 유작전을 박완서가 찾고, 거기서 본 박수근의 그림들에서 박완서는 굉장히 깊은 감동을 받습니다. 그때 박완서의 심정을 이 책 ’살롱 드 경성’의 저자, 김인혜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박수근은 결국 해냈구나!’
식민지 백성으로 태어난 한 소년이 화가가 되고 싶다는 불씨를 마음에 들이고 역경의 세월을 건너오는 동안에도 그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피워 올려 끝내 위대한 화가가 된 박수근의 이야기를 이 책은 박완서 작가의 소설 이야기와 교차하며 소개합니다.


책은 화가와 문인들의 우정뿐 아니라 단독자로서의 예술가도 소개하는데 나혜석을 빠트릴 수가 없네요. 그녀의 그림을 직접 본 사람은 적을지 몰라도 나혜석이라는 이름 석 자는 대부분 압니다. 그리고 기억하죠. 신여성 나혜석으로.
그렇습니다, 그녀는 여성해방운동가였고 문인이었고 화가였으며 아내였고 또한 네 자녀의 엄마였습니다.
1896년 수원의 양반 가문에서 태어난 나혜석은 어릴 때부터 총명하고 부지런했습니다. 세상의 법도를 따랐다면 아가씨라 불리며 불편하지 않은 삶을 살았을 텐데 그녀는 영 다른 선택을 합니다. 어머니나 언니처럼 살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 유학을 떠났고 우리나라 최초로 서양화를 공부한 여성이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 유학생 잡지 ‘학자광’에 대담하고 과격한 글을 씁니다.
“한국의 여성도 욕심을 내서 어느 방향으로든 더 나아가야만 한다” “탐험하는 자가 없으면 그 길을 영원히 못 갈 것이오.”라고.
그녀는 자신이 말하고 쓴 대로 살았습니다. 3.1운동을 주도하다 옥고를 치렀고 유화 개인전을 열고, 매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작품을 출품했으며 여자 야학을 운영했습니다. 또한 여성해방운동 관련 글을 쓴 여성운동가였으며 소설과 시를 발표한 문인이었습니다. 1923년 의열단의 ‘황옥사건’이 터졌을 때는 무기를 감춰주고 의열단원을 돌보았던 독립운동 조력자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남편과 이혼하지만 그녀는 죽을 때까지 변함없이 ‘나혜석처럼’ 삽니다.
그녀는 언젠가 “1분이라도 놀아본 일이 없었다”라고 썼는데 정말로 그렇게 불꽃같이 살다 갔습니다.


우리 사회가 여성을 대하는 관점과 태도, 제도가 많이 개선되었음에도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 남아 있습니다. 그럴 때면 화가 나지만 흥분을 가라앉히고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앞서 산 선배들의 분투가 있었으므로 우리가 오늘 이만한 권리를 누리는구나.. 뒤에 올 후배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려면 나도, 우리도 지금 뭔가를 해야 하는구나 라고..
두어 분만 소개했지만 책엔 이런 절절하고도 뜨거운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여러분이 ‘최애’로 꼽는 예술가는 다 다를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그분들의 그 치열했던 삶과 예술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참담하고 엄혹했던 시절을 살면서도 예술의 혼과 뜻을 펼쳤던 화가와 문인들의 깊고 뜨거운 이야기,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이 책은 시간 여유가 있으실 때 펼치셔야 해요.
한번 읽기 시작하면 책에 빠져드는 바람에 중간에 그만두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물론 여러분 앞엔 네스프레소 버츄오 더블에스프레소 돌체가 놓여 있어야겠죠?!
저는 다음 달에도 좋은 책과 커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 때까지 ‘더블에스프레소 돌체’ 그리고 ‘살롱 드 경성’과 함께
뜨겁고 매혹적인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네스프레소 이 달의 커피, 버츄오 더블에스프레소 돌체


네스프레소에서는 클럽회원들께 어떤 커피를 제일 좋아하시는지 여쭤 봤습니다. 깊고 진한 풍미를 사랑하시는 우리나라 커피 애호가들은 버츄오 더블에스프레소 돌체를 최애 커피 중 하나로 꼽으셨습니다.
‘돌체’는 브라질과 멕시코 아라비카 원두, 그리고 우간다 보루스타 원두를 각기 라이트 로스팅과 다크 로스팅으로 밸런스 있게 진행해 탄생한 커피입니다. 그저 진하기만 한 게 아니라 부드럽고 감미로운 곡물 향도 머금고 있어요. ‘감미롭다, 부드럽다’는 뜻의 ‘돌체 Dolce’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맛이죠. 깊고 풍부한가 하면 감미롭고 부드러운 돌체 커피를 더블에스프레소로 즐겨 보세요.


오리지널 아르페지오


그런데, 여러분 궁금하지 않으세요?
버츄오에서 돌체가 최애 커피로 손 꼽혔다면 오리지널 최애 커피는 무엇일까요? 바로 ‘아르페지오’입니다!
질감이 벨벳처럼 부드러운데 그 속에 다크 초콜릿의 진한 맛을 동시에 머금고 있는 커피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다크 로스팅으로 완성해 질감이 진하면서도 크리미한데, 강한 로스팅향이 코코아 향과도 조화를 이룬 커피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커피를 먼저 맛보실까요?
자못 궁금하네요!
네스프레소 클럽 회원들의 최애 커피를 경험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