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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FORGETTABLE TASTE
커피와 책의 만남, 잊지 못할 커피 경험


이젠 고전적인 표현이 되어버렸지만,
5월은 변함없이 ‘계절의 여왕’입니다.
꽃들은 다투어 피고 이파리들은 한층 푸르러졌네요.
기온이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아직은 그다지 많이 덥지 않은 오월입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을 틈틈이 많이 누리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 달에 한 번 네스프레소 고객 여러분께 이달의 커피와 그에 어울리는 책을 추천하는 최인아책방 대표 최인아입니다.
‘책과 커피의 페어링’인데요,
이달의 커피는 ‘버츄오 더블 에스프레소 키아로’입니다.
이 커피와 함께 읽으실 책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입니다.
네스프레소 버츄오 더블 에스프레소 키아로
트레이시 슈발리에 ‘진주 귀고리 소녀’
키아로는 한 마디로 우디 향과 구운 곡물 향이 잘 조화된 커피입니다. 이질적인 두 성질이 잘 조화된 근사한 커피예요.
이 커피를 맛본 저는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가 떠올랐습니다. ‘진주 귀고리 소녀’는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의 그림 아닌가 하고 고개를 갸웃하실지도 모르겠어요.
네, 알고 계신 게 맞습니다.
그런데 방금, 소설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네, 그것도 맞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이미 알고 계신 분도 계시겠지만 찬찬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네덜란드엔 고흐, 렘브란트, 얀 반 에이크 등 뛰어난 화가가 많습니다. 요하네스 베르메르도 빠지지 않죠. 베르메르는 네덜란드의 황금시대라는 17세기에 활동한 화가입니다. 델프트에서 태어나 줄곧 그곳에 살며 작품 활동을 했으므로 ‘델프트의 베르메르’로도 불리죠.
그가 남긴 작품은 35점으로 그다지 많지 않은데, 그중에 ‘진주 귀고리 소녀’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의 대표작이죠. 아마도 보신 적이 있으실 거예요. 머리에 터번을 두르고 진주 귀고리를 한 앳된 소녀의 얼굴을 그린 그림인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스푸마토 기법으로 그린 모나리자와 닮았다고 하여 네덜란드의 모나리자, 북구의 모나리자라고도 한답니다.
‘스푸마토’란 ‘흐릿한’, ‘자욱한’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스푸마레(sfumare)’에서 유래된 단어인데, 공중에서 사라지는 연기처럼 물체의 윤곽을 안개에 싸인 듯 부드럽게 처리하는 대기원근법이라고 해요. 색의 명암이 섬세하고 부드럽게 표현된다고 합니다. 모나리자의 부드러운 듯 신비한 미소를 떠올리시면 이해되실 거예요.
베르메르의 ‘진주 귀고리 소녀’도 빛의 효과를 적절히 사용한 두 번 이상의 붓 터치로 왼쪽 윗부분이 밝게 빛나고, 아래는 하얀 옷을 반사해 부드러우면서도 맑고 투명한 느낌이 납니다.
네, 베르메르는 빛의 화가였습니다.


이 그림 ‘진주 귀고리 소녀’엔 "IVMeer"라는 서명만 있고 연도도, 제목도 따로 써있지 않다고 해요. 누군가의 의뢰로 그린 것인지, 그랬다면 의뢰인이 누군지, 또한 작품 속 소녀가 누구인지도 알려진 바 없습니다. 때문에, 더욱 신비스러운 그림이 되었고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을 본 사람 중에 미국의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있었습니다. 그림에 완전히 매혹된 그녀는 포스터를 사 자신의 침실에 붙여 두고 오래도록 보고 또 봤습니다. 그리고 슈발리에는 그림을 좋아하는 걸로 끝나지 않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쓰다니 무얼 썼을까요? 작품에 대한 평론을 쓴 걸까요?
아뇨, 소설을 썼습니다. 그녀는 소설가였거든요! 그리곤 한 장의 그림을 보고 시작한 상상으로 300쪽이 넘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완성해요. 그림에 대한 전후좌우 사정과 정보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오히려 마음껏 상상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궁금한 것들을 재료로 삼아 소설을 창조해 낸 거죠.


이를테면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그녀는 몇 살 된 누구였을까?
화가 베르메르와는 어떻게 만났고 어쩌다 모델이 된 것일까?
그녀가 베르메르 앞에 서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귀족도 아닌 그녀는 어떻게 진주 귀고리를 할 수 있었을까?
그림 속 소녀가 두르고 있는 터번의 푸른색 물감은 어떻게 구했을까?
왜냐하면 이 울트라마린 칼라의 물감은 청금석이 주원료라 많이 비쌌대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베르메르였는데 귀족도 아닌 하인 소녀를 모델로 한 그림에 이 물감을 어떻게 구해 쓸 수 있었는지 궁금증이 일죠.


놀랍게도 이런 상상은 소설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졌어요!
스칼렛 요한슨, 콜린 퍼스 주연이었는데 이번 커피레터를 쓰려고 다시 찾아보니 요즘 핫한 배우, 킬리언 머피도 출연했네요.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주인공 역할을 한 아일랜드 배우 말이에요. 그야말로 호화 캐스팅이었습니다. 화가가 남긴 그림 한 점이 300여 페이지의 소설이 되더니 이번엔 95분의 아름다움운 영화로 탄생했습니다. 하나의 그림이 소설이 되고 영화가 되다니 참으로 근사하지요?
간혹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중엔 실망스러운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는 소설 만큼이나 좋았다고 기억합니다. 저는 비가 내리던 날 광화문 쎄네큐브에서 봤는데 영화의 여운을 좀 더 간직하고 싶어 비 내리는 길을 꽤나 걸어 성곡미술관 옆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었습니다. 영화 속 장면, 장면을 떠올리면서 말이죠.


그림의 모델이 된 소녀, 그리트는 베르베르메르의 집에 하녀로 들어갑니다. 가난했지만 영특하고 예술적 소양이 있는 소녀였는데, 어느 날엔 청소를 하러 베르메르의 화실에 들어갔다가 그가 빛을 다루는 장면을 보고 매혹되죠.
그걸 알아차린 화가는 소녀에게 물감 섞는 법을 가르치기도 하고요. 영화는 제가 글로 읽으면서 상상했던 장면, 즉, 베르메르가 빛으로부터 그만의 산뜻한 색채를 만들어내는 장면을 영상으로 눈앞에 펼쳐 보여주니 한결 몰입하게 되더군요. 영상 매체의 특성을 십분 살린 영화였습니다.
글과 영상이라는 서로 다른 성질의 콘텐츠가 장인들의 손길과 만나니 이렇게 근사한 작품으로 탄생하네요! 이 아름다운 5월에 ‘진주 귀고리 소녀’를 그림으로, 소설로, 영화로 다 감상해 보시면 어떨까요?
물론, 네스프레소의 맛있는 커피를 드시면서 말이죠.
저는 다음 달에도 좋은 책과 커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 때까지 버츄오 더블 에스프레소 키아로, 그리고 ‘진주 귀고리 소녀’와 함께 봄의 끝자락을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네스프레소 이 달의 커피, 버츄오 더블 에스프레소 키아로


5월의 커피, 키아로는 서로 다른 성질이 잘 조화된 커피입니다.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아라비카 원두를 짧은 시간 동안 강하게 블렌딩해서 두 가지 다른 성격의 아로마, 즉, 우디 향과 곡물향이 거의 완벽하게 조화된 커피로 탄생했어요.
키아로는 clear, 즉 이탈리아어로 "선명한"이라는 뜻인데, 이름처럼 깔끔한 블랙으로 즐기기 좋은 커피입니다.
핫이든 아이스든 취향껏 즐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