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이 달의 책과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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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에 걸쳐 완성된 독보적인 맛

N°20과 함께하는
커피와 책의 만남,
잊지 못할 커피 경험

No.20 커피 일러스트No.20 커피 일러스트

죽을 만큼 덥던 올여름도 이제 한결 지낼만해졌습니다.
언제나 여름은 공기에서 습기가 빠지면서 뒷모습을 보였다고 기억하는데 한낮엔 아직 해가 뜨겁지만 그래도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저는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같은 하늘 아래서 함께 혹독한 더위를 겪으며 끝내 지지 않고 살아남은 우리가 꼭 동지 같다고요. 동지 여러분, 더운 여름 보내시느라 애 많이 쓰셨습니다. 이제 곧 가을이니 가을을 즐기시지요!

최인아대표의 프로필 사진최인아대표의 프로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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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매달 네스프레소 고객 여러분께 이달의 커피와 그에 어울리는 책을 추천하는 최인아책방 대표 최인아입니다. 책과 커피의 페어링인데요, 이달엔 어떤 커피와 책을 준비했을까요?

네, 이달의 커피는 ‘네스프레소 N°20’입니다!
네스프레소의 다른 커피들과는 이름이 사뭇 다르죠?

이 커피를 탄생시키기까지 네스프레소가 들인 정성과 수고는 더더욱 다르고 특별한데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지만 네스프레소 N°20는 기대하셔도 좋겠습니다!

네스프레소의 커피 마스터들은 최상의 커피를 만들어내기 위해 20년간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우선,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아라비카 품종을 선별해 교차 경작하여 오직 네스프레소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탄생시켰고 그 커피를 가장 잘 키워낼 테루아를 찾았습니다.

그리곤 59명의 콜롬비아 농부들이 바로 그 땅에서 1백만 그루의 커피나무를 정성스레 심고 가꿨죠. 그리고 20년 만에 N°20 커피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좋은 커피를 위한 최상의 노력을 기울여 찾아낸 커피인데요, 이런 N°20에 어울리는 책으로 저는 어떤 책을 골랐을까요?

바로 이 책, 조성익 교수의 『건축가의 공간 일기』를 추천합니다.

네스프레소 버츄오 N°20

조성익의 『건축가의 공간 일기』

조성익 교수는 건축가이며 홍익대학교 교수입니다. 서울대와 예일대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뉴욕에서 100층이 넘는 초고층 건축 전문가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귀국 후 국내에서 지은 건물은 6층이 최고(最高)라고 해요. 대신, 건축에 대한 관심이 인간과 삶에 대한 관심으로 넓어졌답니다.

그가 설계한 진천 벚꽃집이나, 라일락 옥상집은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졌는데 아마도 건축가의 넓어지고 깊어진 관심이 사람들 마음에 가 닿은 모양입니다. 또 그는 ‘함께 사는 삶’에도 관심이 많아 ‘맹그로브 숭인 코리빙’으로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펴낸 『건축가의 공간 일기』는 공간 에세이입니다. 공간을 테마로 30년 넘게 일기를 써온 사람의 ‘인생 공간 이야기’ 예요.

요 몇 년 사이 대한민국은 가히 공간 폭발입니다. 멋진 공간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요. 우리가 사는 디지털 시대는 폰을 몇 번만 터치하면 웬만한 필요는 다 해결됩니다. 하지만 경험은 휘발되죠. 그래서일까요? 요즘 시대의 화두는 ‘경험’이 되었고 그 한가운데 공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오감을 가진 아날로그 존재들인데, 공간은 직접 눈으로 보고 냄새 맡고 만져보고 느껴야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조성익 교수는 이번 책에서 근사한 공간을 여럿 소개합니다. 그런데 조금 다르게 했습니다. 이를 테면 이런 식입니다.

건축가로 한창 열심히 일하던 그에게 몇 년 전 번아웃이 찾아왔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는데, 바로 그때 그의 머릿속에 이곳이 떠오릅니다. 태양이 빛나는 프랑스 남쪽, 프로방스의 르 토로네 수도원. 800년도 전에 지어진 그곳에서 그는 잊지 못할 경험을 하는데 이렇게 썼습니다.

“돌을 쌓아 만든 르 토로네 수도원의 겉모습은 특별할 게 없었다... 그런데 실내로 들어서자 공간의 인상이 싹 바뀌었다. 단단히 맞물린 벽, 그 틈에 가늘게 뚫린 창으로 남프랑스의 햇빛이 파도처럼 밀려 들어왔다. 빛의 파도가 실내에 닿자 어둠과 빛이 부드럽게 뒤섞였고, 음양의 기운이 골고루 스며든 돌벽이 온화한 표정을 지었다. 돌벽을 바라보고 있자니 내가 보고 있는 장면은 정지된 게 아니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돌벽을 비추는 빛의 농도가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바깥에서 구름이 태양 밑을 지나갈 때 일어나는 광량의 변화가 실내의 어둠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머리 위로 구름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지 않고도 실내에서 감지할 수 있다니. 오랜 시간 창문 앞 돌 벤치에 앉아 공간을 지켜봤다. 마음이 차분해졌다. 마법처럼 정신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지쳐있던 건축가는 그 공간에서 깊은 위로를 받고 돌아옵니다. 책을 읽고 있자니 저도 얼른 그곳에 가 복잡다단한 마음을 위로받고 싶어졌지만 그곳이 건네는 위로가 아무리 크다 한들 급한 생업을 뒤로하고 먼 곳을 찾아 나서기는 어렵습니다. ‘언젠가’의 버켓 리스트로 남겨 두겠죠. 이렇게 체념하려는데 저자가 현명한 방법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들의 일상 터전 가까이에도 그런 공간들이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르 토로네 수도원에서 맛본 위로를 서교동의 카페 앤트러사이트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는 거예요. 정말일까요? 네, 정말입니다. 그 수도원의 무엇이 위로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면 말이죠.

전문가란 뛰어나고 좋은 걸 만들어내는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무엇이, 어째서 좋은지 알아보는 사람들이기도 하잖아요? 조성익 건축가는 르 토로네 수도원의 평범한 듯한 공간이 위로가 되었던 까닭을 찬찬히 살피고 알아냅니다. 자극이라고는 없는 수선스럽지 않은 공간이라는 것, 음식으로 치면 슴슴한 평양냉면 같이 장식 없는 공간이라는 것, 안으로 들어온 빛이 극적으로 변하도록 까끌까끌한 돌벽으로 마감했다는 것.

이래서 사람들은 모처럼의 텅 비고 느린 공간에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거라고요. 저자는 건축가의 밝은 눈과 통찰로 알아낸 좋은 공간의 미덕을 하나씩 짚으며 공간의 목소리를 들려주는데 그는 프랑스에 가지 않고도 공간으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서울 서교동의 앤트러사이트 카페를 소개합니다.

이곳은 저도 종종 가는 곳입니다. 집에서 가깝지 않은 데도 여러 번 찾았을 만큼 좋아하는 곳인데, 하지만 제가 그 공간의 무엇을 좋아한 것인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나자 비로소 ‘내가 이래서 그곳을 좋아했구나’, ‘나는 이런 데 마음이 가는 사람이구나’를 새삼 알게 됐습니다. 책에서 그는 땡땡이치고 싶을 때,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싶을 때, 몰입하고 싶을 때, 생각의 여백을 갖고 싶을 때,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관계의 단골 바 등 우리 주변의 ‘좋은 공간’을 여럿 소개하는데 마치 자상한 교수님께 공간 감상 수업을 받는 느낌이에요.

저는 이 책에서 중요한 인사이트 두 가지를 만났습니다. ‘좋은 공간’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자신이 그 공간의 무엇을 좋다고 여기는지, 어떤 것에 마음이 열리고 기쁨을 느끼는지 알아차리라는 것. 그래야 좋은 걸 봤을 때 또 좋아하며 기쁠 수 있고 그저 어딘가에 ‘가봤다’로 끝낼 때와는 차원이 다른 깊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우리가 좋아하는 공간들은 저절로 그런 공간이 된 건 아니라는 것.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위로받고 평안에 다다르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만든 사람들이 숱하게 고민하고 시도한 결과라는 것. 세상의 좋은 것들은 모두 만든 이의 골똘한 고민과 수고, 무릅씀에 바탕한다는 것.

왜 안 그렇겠어요? 장석주 시인에 의하면 대추 한 알도 저절로 붉어지지 않는다잖아요. 태풍, 천둥, 벼락, 번개를 다 뚫은 연후에라야 붉어지는 거라고 하잖아요. 작디작은 대추 한 알조차 저절로 붉어지지 않는 것처럼 많은 이에게 위로를 주고 감동을 주는 좋은 공간도 우연히 된 건 아니었고 우리가 좋아하는 커피, 특히 이달의 커피인 N°20이야말로 좋은 커피를 만들려는 열정과 수고 덕에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세상에 나온 것들을 우리가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때 행복도 늘어나는 게 아닐까, 어쩌면 행복이란 그런 순간순간들에 깃드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네스프레소가 자신 있게 선보이는 커피 N°20를 음미하시면서 좋은 공간을 빼어난 글 솜씨로 전해주는 조성익 교수의 『건축가의 공간 일기』 를 찬찬히 읽어 보세요. 그리고 이번 주말엔 저자가 소개한 공간에 직접 가보시면 좋겠습니다. 책을 그저 눈으로 읽고 끝내지 않고 ‘공간 감상’으로까지 확장하는 특별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요?

참, 조성익 교수는 그림 실력도 좋아서 책엔 그가 그린 스케치도 많이 나옵니다. 센스 있는 그림들도 함께 감상해 보시기를요! 저는 다음 달에도 좋은 커피, 좋은 책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네스프레소 9월 커피, N°20를 기쁜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네스프레소는 2003년부터 20년에 걸쳐 최상의 커피 한 잔을 찾기 위한 열정을 쏟았습니다. 수없이 많은 커피를 테이스팅한 후 최고 수준의 아라비카 커피 품종 2가지를 선별하고 그 두 품종을 교차 경작해 오직 네스프레소에서만 만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아라비카 원두를 찾아냈습니다.

그다음은 이 커피 품종을 온전하게 피워낼 테루아(토양)를 찾기 위해 인도네시아, 니카라과, 콜롬비아 등 여러 테루아에서 테스트 경작을 했고, 각 지역에서 수확한 샘플 커피를 여러 해 동안 블라인드 테이스팅 한 뒤 2016년. 마침내 N°20 커피를 키우기에 가장 적합한 테루아로 콜롬비아를 선정했습니다.

또한 2016년부터는 네스프레소의 AAA 지속 가능한 품질프로그램으로 파트너십을 이어 오고 있는 59명의 콜롬비아 농부들과 함께 콜롬비아 카우카와 칼다스 지역에 무려 100만 그루의 N°20 커피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기나긴 여정을 거쳐 마침내 2021년, 100만 그루의 나무에서 첫 N°20 커피를 수확해 독보적인 커피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 네스프레소가 최고의 노력으로 탄생시킨 최고의 커피, N°20를 한껏 즐겨주세요! 좋은 것을 알아보는 여러분은 최고의 커피, N°20를 즐기실 자격이 있습니다!

N°20커피 더 알아보기

최인아책방과 함께한 N°20 북토크

조성익 작가의 「건축가의 공간 일기」

이번에는 특별히 조성익 작가의 북토크와 N°20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는데요. 놓치셨던 분들을 위해 그 북토크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 공유드립니다.
『건축가의 공간 일기』를 통해 작가가 그려낸 공간 이야기와 이달의 커피, N°20이 더해져 가을의 깊이와 낭만을 더해드립니다. 길었던 여름을 지나 가을이 스며드는 이 계절, 감미로운 커피와 건축 이야기가 어우러진 시간을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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